“식단이 초기 뇌 발달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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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11-03 14:35 댓글0건본문
케톤 식단, 태아기 뇌 발달 문제 예방 가능성
고지방·저탄수화물 식단으로 잘 알려진 케톤(ketogenic, 이하 케토) 식단이 태아기 스트레스가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유럽신경정신약리학회(European College of Neuropsychopharmacology, ECNP) 학술대회(암스테르담 개최)에서 공개됐으며, 식단이 뇌 건강 형성에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연구가 동물을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사람에게 동일한 결과가 나타날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태아기 스트레스, 사회·정서적 문제 유발
이탈리아 밀라노대학교(University of Milan) 연구팀은 새끼 쥐가 젖을 뗀 직후 케톤 식단을 섭취하도록 했을 때, 태아기 스트레스로 인한 사회성 및 기분 관련 문제 발생률이 현저히 낮아졌다고 밝혔다.
연구에서 임신한 쥐들은 출산 전 마지막 주 동안 스트레스에 노출됐다. 이후 태어난 새끼 쥐들은 일반 식단군과 케톤 식단 군으로 나뉘어 사육됐다.
그 결과, 스트레스를 받은 어미로부터 태어나 일반 식단을 먹은 쥐의 절반은 사회적·정서적 문제를 보였다. 반면 케톤 식단을 먹은 쥐 중에서는 수컷의 22%, 암컷의 12%만이 이러한 문제를 겪었다.
■“발달 중인 뇌를 보호하는 방패 역할”
연구를 이끈 밀라노대학교의 알레시아 마르케신(Alessia Marchesin) 박사는 “케톤 식단이 발달 중인 뇌를 보호하는 방패처럼 작용해 사회적·동기 부여 관련 문제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아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식단의 보호 효과는 성별에 따라 다르게 작용했다. 수컷은 염증 감소, 암컷은 항산화 방어 기능 강화를 통해 각각 뇌를 보호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케톤 식단을 먹은 쥐들은 일반 식단군보다 성장 속도가 느렸으며, 이는 열량 제한(calorie restriction) 이 정신건강상의 이점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마르케신 연구원은 “만약 이 결과가 인간에게도 적용된다면, 태아기 외상으로 인한 장기적인 부담을 위험 아동의 식단 조절만으로 완화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영양정신의학(nutritional psychiatry)”의 한 축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암스테르담대학교(University of Amsterdam) 의 아니코 코로시(Aniko Korosi) 부교수는 “이번 연구는 영양이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영양정신의학’ 분야의 중요한 근거를 더하고 있다”며, “케톤 식단이 태아기 스트레스로 인한 행동 변화 위험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러한 효과가 성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추가로 탐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생활 건강 팁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인간에게 바로 적용되지는 않더라도,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뇌 발달과 정신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킨다고 강조한다.
임신 중에는 과도한 스트레스 관리와 적절한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의 균형 있는 비율을 유지하고, 의사와 상담 없이 극단적인 식단(예: 엄격한 케톤 식단)은 피해야 한다.
성장기 아동에게는 뇌 발달에 필요한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B군, 미네랄이 포함된 식단이 도움이 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는 태아기 스트레스와 이후 정신건강 문제 간의 연관성을 완화할 수 있는 잠재적 요인으로 ‘식단’을 제시했다. 향후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지만, 뇌 발달의 중요한 시기에 영양 관리가 ‘예방의학적 접근’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