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 서울대 암병원장
페이지 정보
글쓴이 관리자 작성일2019-06-19 15:41 댓글0건본문
“암은 이제 조절 가능한 만성질환입니다”
예방 실천, 조기 발견, 적극 치료가 3박자
암정밀 맞춤치료와 환자 회송제도에 역점
“조기 발견된 암은 거의 완치 단계에 있고, 진행암인 경우도 최근 생존기간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있어 암은 이제 ‘조절 가능한’ 만성질병입니다. 최신 수술기법과 더불어 표적치료, 면역치료 등 치료과정에서의 고통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치료법과 의료기술이 발달해 암에 기죽을 필요가 없습니다.”
서경석 서울대 암병원장(59·간담췌외과 교수)은 “정밀의료와 사이앱스(Syapse) 결합을 통한 암정밀 맞춤치료의 정착과 환자 회송제도 활성화에 더욱 역점을 두겠다”면서 “암 예방과 조기 발견에 더욱 노력하면 암정복이 앞당겨 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앱스란 진료시스템과 연계된 유전체 정보 플랫폼을 말한다. 기존에는 암 환자의 유전체 정보를 메일로 주고받아야 했으나, 이 플랫폼을 통하면 진료 중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즉각 진료에 활용 가능하다.
“사이앱스는 기존 병원 정보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임상 데이터는 물론, 유전체 정보에 대한 내용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특히 플랫폼에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최적의 맞춤형 치료옵션을 제공하고, 전체 치료결과를 분석해 우수한 사례를 체계화하는 기능도 갖췄습니다.”
사이앱스는 환자정보 보안을 유지하면서 다수의 의료진이 임상 유전체 데이터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논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현재 미국에선 25개주 300여 병원에서 이미 사이앱스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으며, 연간 약 16만건의 암환자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 서울대 암병원은 향후 사이앱스를 ‘오픈 플랫폼’ 형태로 외부에 공개할 계획이다.
회송 프로그램은 암병원뿐 아니라 서울대병원 자체에서도 진료협력센터를 중심으로 ‘안정기 외래환자 회송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월 평균 외래회송 건수가 3100여 건에 달한다.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더는 필요하지 않거나, 상태가 안정화된 환자를 대상으로, 의뢰한 의료기관 혹은 환자 연고지의 의료기관으로 돌려보내는 제도이다.
“회송 제도 활성화는 암 환자들이 몇몇 병원에 집중되면서 빚어지는 검사와 수술 등 지연을 해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암 환자뿐 아니라 만성질환자들이 대학병원에 몰려 정작 중증 질환이나 응급·외상 환자 진료에 차질을 빚는 현상을 해결하는 데도 필요해요.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필수적인 과제인 것입니다.”
서울대 암병원은 이를 위해 개원의나 2차 병원급 의사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연수강좌와 관련 과정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유방암과 폐암에 이어 올해에는 위암과 대장암 등에 집중해서 회송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간암 수술과 간이식의 세계적 권위자인 서 원장은 2017년 2월부터 서울대 암병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신환·초진(처음 방문하는 환자) 환자 증대에 역점을 두고 ‘첫방문안내센터’를 통해 빠르고 정확한 안내와 빠른 진료 및 검사, 수술이 이뤄지게 하는 성과를 거뒀다. 환자 만족도와 직원 만족도 측면 모두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암병원장 취임 이후 암병원이라는 곳에 처음 발을 들여 낯설고 막막해하실 환자분들께서 편리하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암병원 신환 전용 상담전화(02-2072-0707)를 개설했습니다. 암병원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상담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암병원 1층(로비층)에 첫방문 안내센터 라운지를 개소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검사와 진료가 이뤄지도록 정기적인 관리만을 필요로 하는 암환자의 회송과 ‘멀티-CT 프로토콜’을 도입했습니다.”
멀티-CT란 두 부위 이상의 CT 촬영을 말한다. 검사 부위별로 예약을 따로 잡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부위를 한 번에 찍도록 시스템 개선했다.
환자 중심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다학제 협력진료인 ‘퍼스트 협진’으로 여러 진료과 전문의들이 함께 치료 방향을 논의한다. 검사가 빨라지면서 치료 기간도 크게 단축되고 있다.
‘최상의 치료, 따뜻한 여정.’ 서울대 암병원이 추구하는 환자 중심의 캐치프레이즈이다. 항암치료를 받는 치료실과 병동에는 종양전문간호를 제공하는 간호사가 함께 하며, 효율적인 코디네이션(조화로운 환자 관리)을 위해 각 외래센터마다 전담간호사 제도를 운영, 원스톱 진료 서비스 지원괴 진료과에 맞춘 전문 상담을 해준다.
치료적인 측면에서 환자의 신체적 고통은 물론 정서적 안정까지 지원하고 환자와 가족을 위한 맞춤형 암정보와 교육까지 제공하고 있다. ‘암병원 음악풍경’ 병원음악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암환자와 가족, 교직원에게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을 선사해준다.
■서경석 원장 주요 약력
서울대 의대 졸업, 외과 주임교수 겸 과장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아시아이식학회 학술대회 사무총장,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이사장, 대한간암학회 회장,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생체간이식연구그룹 회장(현),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분과장(현), 서울대 암병원장(현), 서울대 인사위원(2018.6~2020.5), 2019년 9월 아·태 간담췌외과학회 대회장 겸 조직위원장(현), 2020년 9월 세계이식학회 대회장(현)
글·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건강과학팀장) / 사진·서울대병원 제공